사과모

덧붙임 - <청(소)년, 그리고 몰락의 정치: 홍대 앞 철거농성장 '두리반'과 청(소)년의 집합행동> 에 덧붙인 메모 본문

세미나 발제문/13

덧붙임 - <청(소)년, 그리고 몰락의 정치: 홍대 앞 철거농성장 '두리반'과 청(소)년의 집합행동> 에 덧붙인 메모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30. 21:05


(2013년 4월 27일 김강기명 회원의 발제문 중 2편입니다.)

<청(소)년, 그리고 몰락의 정치: 홍대 앞 철거농성장 '두리반'과 청(소)년의 집합행동> 에 덧붙인 메모

김강기명

1. 두리반 경과

•2011년 6월 마침내 시행사와의 협상타결. 동일한 상권으로의 수평 이동이 보장됨. 협상 타결 이후에도 한달간 두리반 건물에서 투쟁을 정리하고 이후의 운동을 이어가기 위한 토론회, 파티, 공연등이 이어짐. 청(소)년 운동은 그간 철거민과 함께 점거하고 생활하며 투쟁을 이어갔지만, 기본적으로는 시행사와 두리반 사장 간에 발생한 법적 분쟁이므로, 합의와 함께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부딪힘.

2. 명동해방전선으로의 진화와 절반의 성공

•그 와중에 명동 구역 정비사업으로 내쫓기게 된 철거민들 일부(3구역)가 카페 마리(삼일로 대로변에 위치)를 점거하고 연대를 호소. 그간 철거민들은 전철협(반동적 성격의 철거민단체) 산하에 있었으나 실질적인 진전이 없자, 기존의 철거민단체 대신 두리반 사례를 받아들임. 두리반에서 운동을 함께 했던 사람들 일부, 그밖에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각처의 (주로) 개인들이 순식간에 공간을 채우게 됨.

•두리반에서보다 좀 더 조직적으로 철거투쟁을 엄호하고, 그뿐 아니라 이 공간을 사용해 우리 자신들의 운동을 하자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7월 2일 자정에 50여명이 모여서 "명동해방전선"이라는 유령조직(?)을 결성하고, 생활수칙을 함께 정한 후 기습 점거에 들어가 카페 마리의 양쪽 사업장까지 점거.

•거의 용역깡패가 침탈하지 못했던 두리반과는 달리 명동에서는 그후 약 9월 초 철거민과 시행사가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세 번의 대규모 폭력침탈이 있었고, 그 때마다 연인원 수백명과 각종 후원물품 및 후원금이 SNS나 인적 관계망을 통해 답지.

•철거민과 명동해방전선은 수시로 모여서 공간과 비용을 함께 관리하고, 생활을 함께 하며 각종 실험을 벌임. 조직형태는 느슨한 네트워크형태의 "명동해방전선" (스스로를 명동 3구역의 투쟁에 연대하고 또 자신을 명동해방전선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누구나의 모임으로 정의)과 공간에서의 생활 업무와 철거민과의 밀접한 소통을 위한 "기획단"으로 구성.

•평가: 활동가들의 학교. 공간을 채운 인원의 상당수가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었고,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고 참여하면서 각각 운동을 스스로 배워감. 같은 시기의 강정 투쟁이나, 희망버스와 같이 기존의 운동진영 혹은 당사자 진영과 새롭게 조직화된 사람들 간의 연대의 모델로 평가할 수도 있으나, 특히 10대, 20대의 자율적 조직화에 주목할만함. 이것 자체가 대안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정하게 기존의 운동흐름과 구분되는 "운동적 주체"를 주조했고 전체 좌파운동 안에 이들이 분명하게 한 부분을 공식적으로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평가 가능. 공간 투쟁 자체는 두리반과 마찬가지로 협상 타결과 함께 종료. 이후 활동가들은 여러 단위로 흩어지고 모이면서 계속 유지되고 있음.

3. 이러한 청(소)년 운동집단으로 묶을 수 있는 활동들

•자립음악생산자조합
•기본소득청'소'년 네트워크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
•청년좌파와 알바연대
•51 총파업

4. 경향적 관찰

•경향1. 예술의 정치적 활용에서, 예술의 정치화로

•청(소)년 운동의 활동가들 중 상당수가 직업이나 학업을 통해 예술분야에 관련되어 있음. 8-90년대의 한국 청년학생운동이 소위 "커리큘럼"을 통해 주체화되고 조직화되었다면, 현시기 청(소)년 운동은 미적, 감각적 공통경험을 통한 주체화와 조직화. 두리반의 경우, 투쟁을 위한 음악활동이라는 목적지향적 예술활동이 아니라 이 공간에서의 공연 자체가 투쟁적 활동이 됨. 뿐만 아니라 명동해방전선의 투쟁에 있어서도 규범이나 이념이 규범성 혹은 이념학습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공통의 언어 속에서 나타나는 경향.

•한편으로 예술가들이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인식. 광범위한 청년빈곤 문제, 기본소득론과의 연결.

•경향2. 90년대의 "탈이념"에서 급진적 공화주의의 "감각"으로

•이념적 경향에 대한 평가. 90년대에 이 세대 혹은 이런부류의 사회집단 안에서 80년대에 대한 반성으로 탈이념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면, 2000년대 후반 이후 정치가 돌아오는 경향. 발제문에 기술한 바 있지만 이미 “진보된 역사”가 만들어 놓은 디스토피아 속에서 자라난 세대에겐 기존의 주류적 정치노선 "선진화"나 "민주화"이 아닌 다른 역사철학, 정치적 사고방식이 요구됨. 아직까지 일치하는 합의된 이념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느슨하게 "공화적인 것"에 대한 요구가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 과두적 지배에 대한 거부와 동시에 국가의 역할에 대한 요구, 대표적으로 기본소득론 등.

한계: 한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