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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발제문/14 도시, 저항 그리고 공통적인 것

연속세미나 기획안 - 도시, 저항 그리고 공통적인 것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 19. 20:52

(베를린 사회과학모임 2014년 1월 18일 모임 자료입니다)

연속세미나 기획안

도시, 저항 그리고 공통적인 것
Stadt, Widerstand und Das Gemeinsame

기획_김강기명 osr1998@gmail.com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집권한지 1년도 안 되어 대다수 공약을 파기하는 박근혜 정부를 보면서, 혹은 연정협약Koalitionsvertrag이 나오고 정부가 구성되자마자 협약 내용에 반대되는 주장을 좌우 양쪽에서 내놓는 독일 대연정 내 갈등상황을 보면서 "역시 정치하는 놈들은 다 자기들 이득만 생각하지!"라고 생각하기란 쉬운 일이다. 때로 환멸은 공포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그 공포는 때로 외부의 적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자신들의 정부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이 공포는 사람들을 정치로부터 멀리 떼어 놓게 만들며 ("얘. 너 어디 가서 데모하거나 함부로 정부 비판하고 다니는 거 아니지?" 혹은 "아직도 종북세력이 암약하는데 정부를 믿고 신뢰해야지 어딜 감히!") 스스로를 주권자에서 신민Untertanen으로 그 지위를 강등한다.

그러나 오늘날 환멸과 공포보다도 더욱 우리에게 끈끈하게 붙어서 우리를 정치적 공간으로부터 잡아당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불안"이다. 나를 지킬 수 없으리라는 불안정에서 오는 불안, 나를재생산할 수 없으리라는 절망에서 오는 불안은 사람들을 더욱 더 고립시키며, 더욱 더 방어적으로 만든다. 문제는 이 불안으로부터 나오는 방어심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자본과 지배체제에 대항하는 민중적 방어가 아니라, 자신 외부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고립적 방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자기의 일터, 자신의 재산, 자신의 성적, 자신의 미래의 커리어에만 개인들을 악착같이 결착시키는 이 불안감은 공공성에 대한 인민의 신뢰와 애정을 붕괴시킨다. 그리고 "부패한 정권은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

지난 수십년간 그러나 공공부문, 혹은 국가의 힘이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그것은 다른 형태로 계속 확대대고 있다. 유럽에서 사민주의의 황금기인 50-70년대의 공공부문이 국가-자본-노동의 합의를 통해 유지되는 정치적 공간이었다면, 오늘의 공공 공간은 국가가 자본의 원할한 이동과 투자를 위해 인민의 참여를 배제하고 독점하는 탈정치적, 혹은 통치로서의 공공이 되고 있다. 공공성의 이름으로 억제되는 것은 자본이 아니라, 인민의 참여가 된 것이다. 즉, 이것은 공공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사유화이다. 국가는 마치 사적 개인처럼 공공공간을 사유화한다. 국가는 공공부문을 마치 애초부터 자신의 것이었던냥 마음대로 팔아치우거나, 매입하거나, 관리한다. 잠시 "정치의 공간"이었던 국가는 빠르게 300년 전 절대군주의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EU는 물론 세계 각국 간에 촘촘하게 이어진 국가간의 경제협약들에 대해 대의기구들을 통해 인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독재정부 아래에서 국가적 공공성만이 존재했던 한국에서도 양상이 크게 다르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90년대라는 아주 짧은 시기에 잠시 민주적 공공공간의 확대를 경험하고는 지구화의 습격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그리고 다시 첫문단으로 돌아가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이 악순환에 대한 서술이 단지 오늘날 정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우리가 앞으로 몇 달 간 진행할 공부의 목적이다. 아무튼 인민은 살아 있다. 때로 병들고, 때로 선동당하고, 때로 죽을 때도 있지만, 아무튼 인민은 살아 있다. 때로 봉기하며, 때로 저항하며, 투표도 하는 인민. 고립된 개인의 형상이 아니라 인민이라는 하나의 복잡한 신체를 꾸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좀 더 정확히는 전술한 지배체제의 악순환 속에 놓인 하나의 거대한 신민집단으로서가 아니라 상실해 가는 공공공간 속에서 아래로부터 직접 "공통적인 것das Gemainsame"을 구성하려는 집합적 신체로서의 인민이 여전히 우리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상반기에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가 이 인민(혹은 종종 "다중"이라는 이름으로 부각되는)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이러저러한 현실의 문제를 다루는 가운데 이 인민은 우리의 주제들 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주제를 좁혀 보자. 사회과학모임 멤버들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곳 베를린의 주거공간의 문제로부터 이 공부를 시작해보려 한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월세는 수년에서 수십년간 한 공간에서 살며 그 공간을 함께gemeinsam 빚었던 사람들을 외곽으로 몰아내고 있다. 국가는 그것을 사유재산에 대한 문제라고 말하지만, 집주인이 가지고 있는 집에 대한 재산권은 과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그 지역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있는 삶에 대한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일까. 또한 그것은 단지 순수한 개인의 재산권의 문제인가. 한 지역이 개발Gentrifikation되는 과정에 있어서 시정부의 역할은 막대하다. 시는 규제의 권한, 규제를 풀 권한을 가지고 있다. 시는 그 권한을 더 많은 자본이 주택을 소유하고, 투자하고, 수익Rendite을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도심재생사업, 혹은 도심재개발 등으로 번역될 수 있는 Gentrifikation은 여러 도시 정책 중 하나가 아니라 오늘날 도시정책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다. 체제Regime으로서의 재개발. (뉴타운과 각종 개발사업, 그리고 '용산참사'로 나타난 서울의 경우는 더욱 더 심각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 속에서 공통의 삶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까. 몇 가지 경우를 살펴보면서 전체 세미나를 시작해보게 될 것이다.

이후 세미나는 아래의 커리큘럼으로 이어진다. 때로는 인민과 자연을 수탈하는 체제에 살펴보고, 때로는 대항-공통성을 위한 정책적 구상(기본소득 등)을, 그리고 인민 스스로 도시에서 공통적인 것을 구성하려는 투쟁을 다루게 될 것이다. 사과모 모임이 전공자들의 모임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가 전체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매월 발제자가 얼마간 부담을 지고, 참가자들은 함께 첨부한 기초자료를 읽고, 발제자의 안내를 통해 주제로 들어가는 형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전부 읽어오면 더 좋은 일이 되겠다. 발제자는 한 사람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몇 사람이 나눠서 맡을 수도 있을 것이다.

1. 2월: 베를린에서의 Gentrifikation의 양상과 각종의 저항들, 점거와 공동체
(발제자: 신희완)

"월세로 수익장사 그만!" 데모 http://keinerenditemitdermiete.blogsport.de/keine-rendite-mit-der-miete/
크로이츠베르크의 세입자 저항운동 Kotti und Co. http://kottiundco.net
강제철거 반대운동 Zwangsräumungverhindern http://zwangsraeumungverhindern.blogsport.de
taz 기사 검색 링크 http://www.taz.de/Artikel-Suche/!s=wohnungsnot/
건물점거 운동 http://de.wikipedia.org/wiki/Hausbesetzung
점거건물의 합법적 공동소유를 위한 프로젝트 Miethäuser_Syndikat http://de.wikipedia.org/wiki/
Mietshäuser_Syndikat 및 http://www.syndikat.org

(기초자료)
젠트리피케이션 http://de.wikipedia.org/wiki/Gentrifikation

(한국어 자료)
[인권오름] 상가임차인 보호냐, 재산권 제한이냐를 넘어 http://hr-oreum.net/article.php?id=2402

2. 3월: 지대와 정보재 수탈의 정치경제학
곽노완, 2012: 도시토지공유와 주거평등권의 비전, in: 마르크스주의 연구 9, 238–265. http://dbpia.co.kr/Journal/ArticleDetail/2879108
남기업, 2012: 지대 기본소득의 잠재력과 마르크스의 착취론, in: 진보평론, 192–213. http://www.dbpia.co.kr/Article/3027556
강남훈, 2010: 정보혁명과 자본주의, : 마르크스주의 연구 7, 35–66.

http://www.dbpia.co.kr/Article/1477284

(기초자료)
남기업, 기본소득의 비전과 제2의 토지개혁 http://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20312112830&section=02

사카이 다케시, 99%의 사상적 과제 http://suyunomo.net/?p=10548

3. 4월: 공통의 부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 -기본소득
(발제자: 박동수)
곽노완, 2010: 여러 가지 기본소득과 21세기 변혁의 주체, in: The Radical Review, 44–78, abrufbar unter: http://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1347377
강남훈, 2010: 기본소득 도입 모델과 경제적 효과, in: 진보평론, 12–43, abrufbar unter: http://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1347376

(기초자료)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합니다. http://basicincome.kr/bbs/board.php?bo_table=pds&wr_id=28&sca=&sfl=wr_subject&stx=%ED%95%84%EC%9A%94%ED%95%A9%EB%8B%88%EB%8B%5C%A4&sop=and

4. 5월: 공통의 삶을 구성하려는 투쟁들 - 스페인, 그리스, 터키에서의 점거투쟁과 민회들, 구성권력 (Konstituierende Macht)
(발제자: 김강기명)
Für Eine Linke Strömung, 2013: Eine konstituierende Perspektive radikaler Politik, in: arranca. http://arranca.org/ausgabe/47/eine-konstituierende-perspektive-radikaler-politik
FÜR EINEN VERFASSUNGSGEBENDEN PROZESS IN SPANIEN http://www.zeitschrift-luxemburg.de/fur-einen-verfassungsgebenden-prozessin-in-spanien/
"ES GIBT KEINE ALTERNATIVE ZUR ORGANISIERUNG" (Interview, Spianien) http://www.zeitschrift-luxemburg.de/die-veraenderung-hat-begonnen-reorganisation-der-bewegungen-in-spanien/
IST TAKSIM BERALL? ÖFFENTLICHER RAUM UND MÖGLICHE ÖFFENTLICHKEIT http://www.zeitschrift-luxemburg.de/ist-taksim-ueberall-oeffentlicher-raum-und-moegliche-oeffentlichkeiten/


(한국어 자료)
박은선, 밀양과 신자유주의 대항 운동으로서의 점거
(1) http://suyunomo.net/?p=11832
(2) http://suyunomo.net/?p=11902

5. 6월: 닫음 - 공통적인 것을 둘러싼 싸움에 대하여
(발제자: 한상원)
Balibar, Etienne/Negri, Antonio, 2010: BER DAS GEMEINSAME, UNIVERSALIT T UND KOMMUNISMUS -Ein Gespräch zwischen Étienne Balibar und Antonio Negri, Auszüge, in: Luxemburg, 98–111, abrufbar unter: http://www.zeitschrift-luxemburg.de/uber-das-gemeinsame-universalitat-und-kommunismus/
http://www.grundrisse.net/grundrisse35/Gemeinschaft_Multitude.htm

Lorey, Isabell, 2010: Gemeinsam Werden, in: grundrisse, 19–25, abrufbar unter: http://www.grundrisse.net/grundrisse35/Gemeinsam_Werden.htm

(기초자료)
[책과 삶] '소유공화국'을 넘어 공통체의 세계로 VS 개별적 특이성 무시한 공통체론 '공허'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032030225